지각 달고 신부님 장례미사를 오전에 다녀왔다. 작년에 다녀온 김봉기 신부님은 연세가 많지 않으신 분이라 슬펐고
이번에 돌아가신 김영배 사도요한 신부님은 여든이 넘으셨으니 좀 괜찮을까 했는데, 일반인들의 장례미사와 달리
신부님들의 장례미사는 나이와 관계없이 카톨릭 신자로서 느끼는 바가 하나라 도는 있다.
여든이 넘으셨다고 신부님 장례미사에 흔들리지 않았을까
아닙니다. 살아오신 역사가 있으니 신부님이 살아계실 때 하셨던 일들을 들으면서 마음이 흔들리고
미사 집전하신 주교님 말씀 들으면서 마음이 또 흔들려서 프로는 아니나 프로처럼 마음을 다스리고 노래를
불러야 할 합창단원으로서 저는 자격 실격인가봅니다.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으셨을 때, 김영배 사도요한 신부님께서 하느님께서 두 다리로 열심히 봉사했으니 다리부터 가져가셨나 보다고 말씀하셨다는 부분에서 신자들의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원망부터 했을 텐데요.
수원 가톨릭 합창단원이어서 장례미사에 영광스럽게 노래를 불러 드릴 수 있어서 합창단원이 된 게 다행이다 싶다고 느낀 것은 화려한 무대에 설 때 드는 게 아니라 오늘처럼 장례미사에서 도움이 될 때 드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가고파 전편 후편을 연습실에서 부를 때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합창을 하지 않았더라면 무식하게도 가고파 가곡에 전편과 후편이 있다는 것을 몰랐을 테니까요.
전편은 음악 교과서에서 배웠지만 후편이 있다는 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모를 수도 있습니다.
하기는 김동진 선생이 20대에 가고파 전편을 쓰고 60대에 후편을 쓰셨다니 전편 후편의 이어짐이 너무 사이가 있어서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네요. 후 편을 부를 때는 꼭 마음이 찡해집니다.
가곡 연습 하면서 잊고 있었던 노래 감성이 몽실몽실 피어오를 때 합창하기 잘했구나 싶고, 장례미사에서 봉사할 때도 그렇습니다.
지휘하시면서 지휘자 선생님 눈물 훔치시고 우리도 그랬고 오늘 우리들은 사제 한 분을 하늘나라에 오늘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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