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가부좌를 틀고 버티고 앉아 있지 않더라도 어느 날 깨달음이라는게 선물처럼 찾아오기도 한다.
이번 성탄이 그랬다.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은 잘못 된 것이라고 차단하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나의 편협한 마음이 조금 달라진 성탄이었다.
예수 성탄 대 축일(12/25)은 한국 가톨릭 의무 축일로 당연히 미사 참례 의무가 있고!! 전날 성탄 전야 미사에 참례하면 성탄 미사에 빠져도 교리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는 했지만 전야 미사도 갔고 성탄 미사도 다녀왔다.
교중 미사에도 이렇게 자리가 없었던가 싶게 성당 안의 자리가 꽉 차서 우리 성당 맞나 싶었지만 부정하고 싶어도 너무나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여, 네 네 우리 성당맞고요. 머리가 도넛 모양으로 날라가신 아저씨들이 많은 걸로 보아 우리 성당이 확실했습니다.
교회도 그렇겠지만 종교 단체에서 꼭 필요한 사람들은 봉사하는 사람들일겁니다. 나도 그런 봉사를 하기도 했고 좋아서 한 일에 싫증이 나기도 했고 하는 과정에서 사람이 싫어지고 미워져서 그만 두고 올 해는 띵가띵가 놀면서 간신히 미사만 잘 지키고 있는데 성탄 전야 미사에 순간 깨달음이 왔습니다.
나는 그만 둔 '봉사'를 계속 하고 있는 저 사람들의 마음이 잠시 열심히 하다가 그만 둔 나보다 훨씬 나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성당에서 필요한 것은 한 순간 열심히 하는 것 보다 꾸준히 해 주는 봉사가 필요할텐데 내가 그들을 평가했던것이 굉장히 무례한 일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었습니다.
한 살 더 먹기 전에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과 성향이 다름을 싫어하는 걸로 확장시키는 마음을 멈췄다는 것이 올 해 성탄절에 받은 선물입니다.
나이를 먹어 갈 수록 마음을 명품처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성탄 전야 미사에서 깨달았으니 좋은 선물을 받은 성탄 전야 미사였습니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사준비, 언더커버 남편씨 (2) | 2026.02.09 |
|---|---|
| 속끓임도 통역이 되나요? (2) | 2026.02.03 |
| On this night (이 밤에) (0) | 2025.12.22 |
| 한 해를 보냅니다. (0) | 2025.12.20 |
| 아버지 제사 11주기, 애니콜 (0) | 2025.12.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