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용인 KTFL 전국실업육상경기대회 여자400m

나경sam 2023. 7. 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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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부터 불타는 레이스였다.

상반기 시즌 시합 마무리로 용인에서 열리는 실업육상경기대회에 수민이가 참가하게 돼서

시합을 보러 가야 했으나, 한 주 동안 집수리로 기운이 빠진 나는 쉬고 싶었다.

남편 " 내가 오만원 줄테니까 가자, 수민이가 당신 기다릴텐데"

나 "싫어, 너어무 피곤해"

남편 "가자, 오만원 입금해줄게, 알았지"

안갔음 어쩔뻔했냐, 우리 수민선수 경기에서 자기 기록 깨고 3등으로 들어왔다.

뛰느라 얼마나 애가 지쳤는지 시합 끝나고 나를 보자마자 "엄마 , 앙앙앙" 우는거다.

세상에 엄마는 꼭 있어야 되겠다는, 여보 내가 당신보다 좀 더 살다 갈게.


오만원은 미끼였어. 공주에서는 공주님으로 청주에서는 도련님으로 지내던 남편이 대전으로 발령이 나버렸네.

대전은 뭐라고 불러줘야 되나. 대전은 오지짱으로 불러 주겠어. 요즘 일본어 공부에 빠져서 입이 트이고 귀가 트일려는지

알아듣는 단어가 제법이다.

청주 관사에서 짐을 빼서 대전으로 옮겨야 되는데 혼자서도 할 수 있다며 당신 힘들면 나 혼자 다녀 온다고 하는데

얼굴은 왜 그렇게 불쌍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 함께 안 갈 수가 없다.

남편 "당신 힘들면 나 혼자 다녀올게. 허리도 아픈데 가자고 못하겠다'

그런 말을 할 때는 듬직한 표정으로 말해야지, 불쌍한 강아지 얼굴을 하고 말하다니, 에휴 진짜. 

 

"나 혼자 갔다 와도 되는데..."

그래 가자 가. 그동안 함께 산 세월이 얼만데 남편만 보낼 수는 없지. 내가 오라면 새벽에도 어디든 와준 사람인데

내가 그럴 순 없다 싶어서 청주에 함께 가서 이삿짐 빼고 대전 집으로 날라 놓고 집으로 왔다.

일은 남편이 다하고 나는 입으로만 일했는데 가는 길, 오는 길 차에서 얼마나 졸립던지

아마도 남편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사람이라 그렇게 졸렸을거다.

이삿짐 넣어넣고 고맙다고 남편이 사 준 선화동 돈까스

 

 

승범이 다섯살때 살았던 동네로 남편이 다시 이사를 했으니 다음에 선화동 가서 살았던 집이나 찾아봐야겠다.

대전 선화동

우리가 살았던 추억이 몽글몽글 남아있는 추억의 동네

남편은 다시 대전 오지짱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