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위대한 유산

나경sam 2023. 5. 1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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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생일과 어버이날은 비슷하게 걸쳐 있어서 일타쌍피로 모든걸 해결했다.

이사해서 집이 넓어진 남동생 집으로 모여서 올케는 힘들었겠지만 우리들은 즐거웠다.

올케가 장조림을 해서 반찬통에 하나씩 싸서 주길래 쫄래쫄래 받아 와서 언니네 집에 다녀간 것 같은 기분이었으나, 나랑 아홉살 차이나는 남동생 집에서 하루 자고 온 것이다.

엄마가 담궈준 열무김치,미나리 김치,전,고사리나물,시래기 나물, 부지깽이 나물, 들기름,쑥송편,찹쌀, 방풍나물 장아찌

박스에 넣고 보니 두 박스 이상은 되는 엄마의 무거운 짐보따리는 "끙" 소리 한 번은 해야 들고 일어날 수 있는 무게지만

괜찮다. 몸관리를 잘해놓은 섭섭군에게 박스 두 개는 섭섭할 뿐, 우리 섭섭군 못하는게 없어

요즘 옥상 농사도 히트다 히트^^ , 청주에서 올라오면 집안에 가방만 휙 던져놓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나쁜 남자였는데

상추, 치커리 키워놓은 것 좀 보소. 

옥상 텃밭 첫 수확, 가꾸는 사람 따로 먹는 사람 따로가 확실한 우리집이다.


남편은 옥상에 가꾼 채소를 마음껏 먹게 해줬고 엄마는 우리들에게 돈을 나눠주셨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1차로 딸들한테만 현금으로 나눠주셨고 이번에는 2차로 진행된 엄마의 유산 상속으로

우리 네 딸들은 현금부자가 되었다. 엄마 이름으로 돈이 입금된 날 가슴이 뭉클했다.

농협에서 돈 부칠 때

직원이 엄마에게 "어머니 돈을 갖고 계셔야지 자식들에게 다 주시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세요"

그랬다는데 하지만 절대로 오해는 마시길 우리가 뭐 손이 덜덜 떨릴 만큼의 돈을 받은것은 아니고

우리 엄마에게는 현금 전 재산이니 큰 돈이고 우리들은 딸 넷이서 그걸 나눠가졌으니 1/4 였을 뿐이다.

돈이 입금된 날 엄마에게 전화했다. 

 

나 "엄마, 나랑 OO이만 낳지 왜 그렇게 많이 낳았어?"

엄마 "그러게 말이다. 둘만 낳았으면 좀 더 받았을텐데 그랬네 ㅋ"

 

우리는 엄마의 돈을 나눠갖고 우리들은 장한 어머니 상장으로 보답했다.

엄마에게 돈을 나눠갖고 잘 받았다는 증서를 장한 어머니상으로 돌려 드렸다.

엄마가 돈 주실 때마다 상장을 남발하고 싶으나 이걸로 끝이지 싶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눠줬을 때는 받지 않았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그러는것도 싫었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엄마가 준다는 돈까지 싫어서 받을 수 가 없었다.

'싫어, 안받어' 혼자 잘났다고 나만 그럴 때 그런 내 마음을 이해하고 지지해준게 남편이다.

돈 앞에 초연한 사람이 어딨겠는가, 그때는 애들땜에 집에 현금이 남아나질 않을 때였으니 돈이 정말 필요한 시기였는데  

아버지 돌아가신 슬픔때문에 돈이고 나발이고 다 싫을 때였지만 애들 때문에 돈이 필요했는데 그걸 받기가 싫을 정도였으니 부모의 죽음은 일반적인 슬픔과 차원이 다른 거라는 걸 그때 배웠다.


그 때는 싫었던 돈이 지금은 좋으니 어쩔거야. 나만 좋은게 아니라 온 식구들이 좋아서 난리 난 돈총 사격 

울고 싶게도 만드는게 돈이지만 크게 웃을 수 있는 것도 또한 돈이다. 

돈 때문에 한 달동안 주식 단타 친 이야기는 후속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