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화단에 봄

나경sam 2023. 4. 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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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은 벌써 지고 있지만 우리집 화단은 이제 시작이다.
아니 시작도 안했다가 오늘 영업 시작했다.
나 : 섭섭씨, 남사 갑시다.
섭섭군: 그래, 가보자, 꽃 사갖고 와서 심자. 옥상에 미나리 좀 심어놓고 와서...
섭섭군이 집에 오고 싶은 마음 중에 수경재배로 뿌리와 잎이 모양을 자리잡은 미나리를 흙에 옮겨 심는 것도
들어 있었을 것이다.
섭섭군의 옥상 농부 시작 종이 미나리 옮겨 심기와 지난 주에 뿌려놓고 간 상추 씨앗 틔우기로 시작됐다.
옥상이랑 바람이 나면 눈에 뵈는 게 식물들 밖에 없어서 옥상에 올라갔다하면 밥 때가 돼도 잘 안내려오는데
드디어 바람의 계절이 시작된거다.


돌봄 애기들도 한 달이 지나가니 말이나 행동이 쑥 자란 것 같다.
그래도 실내화만 신고 신발 놓고 가는 아이, 자기 반에서 신발을 한쪽만 들고 와서 신발 없어졌다고 하는 걸 보면
아직 1학년은 1학년이다.
저번에는 뜬금없이 '선생님 저, 다음주에 프랑스 가요' 그러길래 '여행가나보다. 잘 다녀와' 했더니
돌봄 교실 아이들이 난리가 났다.
'저는 토요일에 미국갔다왔어요.' 
그래 알았다. 알았어. 블루마블하냐고 지금.
그래도 프랑스 간다길래 그럴수도 있겠다했는데 다음 날 왔길래 "프랑스 안갔어' 물었더니 
"그게요, 차이나타운에 간거래요" "그래, 그럼 자장면 먹으러 인천간거였네" 했더니 "잘 모르겠어요"로 대답 끝.
알수없는 1학년 남자아이들의 뇌구조. 여자아이들은 앞 뒤 맥락이 있는 말을 하는데 남자 아이들은 보통 이렇다.


남사 화훼집하장 봄꽃잔치

남사 가는 길, 차 안의 온도가 25가 넘어가서 초여름 같았다.
남사까지 간 것 치고는 꽃을 몇 개 안사왔지만 튤립 구근도 네 뿌리사고 오는 길에는 화성한우마을에 서  고기 쇼핑

꽃등심, 부채살,새우살

무슨 날이냐고? 아니 우리집 평소에 이렇게 먹어 ㅋㅋㅋ
새우살은 등심인데 새우처럼 모양이 나와서 새우살이라고 한단다. 방송에 나와서 유명해진 부위라고 하는데
맛은 아직 안봐도 모름, 아까워서 쳐다보다 넣어두고 자식들 멕일라고 참았음.
화성한우마을 건물안에 도매 축산 가게들이 굉장히 많은데 우리는 친절한 여자 사장님한테 잡혀서
거기서 사고 서비스로 주는 뭉티기 고기랑 국거리도 받아왔다.

국거리랑 육회용 고기는 서비스

다음에 다시 오라고 받은 약속의 고기, 사장님 꼭 다시 갈게요.

꽃도 심고 도자기 작품들 꺼내서 장식하고 우리집 화단에 봄 시작이다.

작년에 광양에서 사다 심은 매화에 새 잎이 났고, 비비추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화단 끝에 자리잡은 매발톱도 꽃봉오리가 맺혀서 4월안에 꽃이 필 것 같다.
화단 정리하고 포트에서 옮겨 꽃을 심고 튤립 구근을 심어준 다음 은지니랑 수민이가 초등학교때 만들었던
도자기 인형들을 꺼내서 장식했다.
춘천에 살 때 동네에 있던 도자기 학원 '토리'에서 만들었던 것들인데 그릇은 지금도 우리가 쓰고 있고
장식품들은 창고에 있었는데 꺼내서 화단에 두니 원래 거기있던 아이들처럼 잘 어울린다.
 
벚꽃은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집 화단에 봄은 오늘부터 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