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며느라기 설 썰3.
아버지는 먹어주는 얼굴이라 귀가 뚫릴 나이부터 아버지에게 당한 가스라이팅 중
하나가 본인의 얼굴에 관한 거였다.
엄마 고향은 고창이다.
결혼하고 고창에 갔는데 동네 사람들이 아버지 얼굴을 보느라
엄마 집 담이 무너졌다는 고창군 상하면 석남리 담장사건이
아버지가 나에게 했던 최초의 가스라이팅이다.

엄마는 아버지의 모든것이 마음에 안들었지만, 얼굴은 마음에 들었던것같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부부는 없었을테고, 점점 다 싫어졌을거다)
엄마, 아버지랑 함께 나가서 섭섭이랑 만났을 때 나는 놀랐다.
아버지는 사람 괜찮아뵌다.였지만
엄마는 전혀 예상못한 이유로 반대를 했다. 워메 우리 엄마가 댔던 말도 안되는 이유는 바로-.-
엄마: 아이고, 못생겼더라, 이 결혼 나는 반댈쎄
아버지의 뇌구조는 조선시대로 말하면 나라망해먹은 유교 성리학자들쪽이고
엄마는 바닷가에 가면 바지락을 캐오고 산에 가서는 고사리를 꺾어오고 길에서는 동전이라도
주워오는 실사구시 실학자형 뇌구조인데
아버지는 이 결혼 찬성일세, 엄마는 갖출것 다 가졌으면 뭐하냐, 얼굴이 아니다.로 갈려서내가 여태 알던 우리 엄마는 어디로 간겨? 얼굴 뜯어먹고 사냐. 능력있으면 된다고 주장하던우리 엄마말여
엄마도 일정부분 아버지의 얼굴을 뜯어먹고 살면서
얼굴 가스라이팅이 됐던거다.
남동생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우리집의 남자들은 평타는 쳤으니
엄마는 우리가 결혼할 놈들도 그럴줄 알았는데 얼굴이 엄마의 기준에 못미쳐서
장모의 결혼 반대이유가 "얼굴"이었다는 얘기가 누설되어서
한동안 우리 섭섭은 그말을 몹시 섭섭해했지만
시댁식구들을 봤을 때, 나는 길다방의 스멜을 느꼈다.
시댁은 작은 눈과 큰 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었는데 눈은 옆으로 째져 있었으며
입은 매우 컸으며 입술은 두툼했다.
지금도 섭섭님은 마스크팩을 할 때 입 부분을 옆으로 찢어야 맞는다.
우리 어머니에게는 세상 잘난 아들인 큰아들이 얼굴로 우리집에서 까였다는 걸 아셨더라면
밥상 엎고 결혼도 깼을 양반이다.

가족이라 익숙한듯 살아도 우리 둘째가 한참 커서 그런 말은 했다.
엄마는 우리 생각도 좀 해야지 엄마만 생각하고 결혼하냐
우리 얼굴은 어떻게 하라고
큰 놈도 막내도 그런 소리는 안했는데 둘째가 그런 소리 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눈이 작고, 입이 크며 입술이 두꺼운 강력한 유전인자는 둘째에게 몰아줘서 그런 소릴 들었고
결혼하고 시댁 큰 집으로 제사 지내러 가서 상위에 얹어진 할머니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할머니-우리 형님-우리 둘째로 이어진 강력한 디엔에이
할머니 얼굴은 우리 둘째 얼굴이 아니다. 아니다. 아닐것이다. 주문을 외우면서
애써 할머니 얼굴을 외면하면서 제사상을 차리는데
눈치빠른 둘째 동서가 날렸던 돌직구 스트라이크를 받고야 말았다.
"호호호, 형니임, 어머나 할머니랑 형님이랑 땡땡이랑 너어무 닮았어요. 셋이 사진한 번 찍어도 되겠어요"
나는 그래서 아직도우리 둘째 동서를 미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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